또 다시 전쟁의 불길 치솟았다…이란 핵·군시설 타격한 이스라엘

  지난 1년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전쟁'으로 수면 위에 드러났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3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과 이란 전역의 핵 프로그램과 기타 군사시설 관련 목표물 수십 개를 공습했다. 공습 직후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한 선제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은 전투기들이 이륙시켰고 곧바고 대규모 반격에 나섰다. 이란의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다고 공언해왔고, 이스라엘은 이란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맞서왔다. 다음은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최근 몇 년간 이란-이스라엘 간 갈등의 주요 내용이다. ◇ 2019년 이란 동맹 세력 공격 이스라엘은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지에서 이란의 무기 공급망을 차단하기 위한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이라크와 시리아 북부를 통해 레바논에 정밀 무기를 전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동지중해와 홍해를 통해 이란 석유와 무기를 운반하던 선박도 공격했다. ◇ 2020년 원격 조종 암살 11월 이스라엘은 원격 조종 기관총을 사용해 이란의 최고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를 암살했다. ◇ 2021년 해상 충돌 이란과 이스라엘은 해상에서 상호 공격을 벌였다. 2월에는 오만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 선박이 폭발했고, 3월에는 이란 화물선이 이스라엘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주장했다. 4월에는 홍해에 정박 중이던 이란 군함이 이스라엘의 기뢰 공격으로 손상됐다. ◇ 2022년 이란 장교 암살 및 과학자 사망 5월, 오토바이를 탄 암살자들이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사야드 호다예이 대령을 총격 살해했다. 이스라엘은 그가 암살 및 납치 작전을 지휘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측에 자국의 소행임을 알렸다. 같은 달, 이란의 항공기술자 아유브 엔테자리와 지질학자 카므란 아가몰라에이가 음식 중독으로 사망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했다. ◇ 2023년 10월 7일 공격과 확전 하마스를...

베트남 간 한국 관광객 여행 일정이 반토막 난 이유 [사이공모닝]

6년 전 처음 베트남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야말로 우당탕탕거리며 베트남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는 게 취미입니다. <두 얼굴의 베트남-뜻밖의 기회와 낯선 위험의 비즈니스>라는 책도 썼지요. 우리에게 ‘사이공’으로 익숙한 베트남 호찌민에서 오토바이 소음을 들으며 맞는 아침을 좋아했습니다. ‘사이공 모닝’을 통해 제가 좋아하던 베트남의 이모저모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단속반이다! 당장 문 닫아요!” 지난달 29일, 한 무리의 사람들이 베트남 호찌민시의 쇼핑 명소 ‘사이공스퀘어’에 들이닥쳤습니다. 호찌민시 시장관리국 직원들이었지요. 이들을 본 경비원들은 급하게 무전을 치고, 확성기에선 “가게 문을 닫으라”는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하지만 단속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사이공스퀘어 초입에 있는 매장에서는 롤렉스, 파텍 필립 같은 명품 시계 브랜드 제품이, 1층과 2층으로 이어지는 의류·잡화 매장에서는 에르메스·샤넬·셀린느 같은 브랜드 핸드백과 지갑부터 나이키·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 제품이 대거 발견됐습니다. 빅토리아시크릿 같은 브랜드 라벨을 단 속옷도 나왔지요.

호찌민뿐만이 아닙니다. 하노이, 다낭 등에서도 위조품을 판매하는 소위 ‘짝퉁 매장’에 대한 대규모 단속이 이뤄졌습니다. 베트남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은 “베트남 가서 옷이랑 가방 좀 사오려고 했더니 이게 무슨 일이냐”고 아쉬워하더라고요.

현지에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기침 소리에 베트남 짝퉁 시장이 끙끙 앓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짝퉁 시장에서 사기를 당한 것도 아닐 텐데, 무슨 말일까요.

◇짝퉁 쇼핑 성지된 베트남

베트남에서 짝퉁 단속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9년에도 호찌민 시장관리국이 위조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이공스퀘어와 벤탄시장을 급습해 에르메스·샤넬·롤렉스·불가리·언더아머·몽블랑 같은 브랜드의 위조품 수백 점을 수거했습니다. 원산지 증명 서류도, 영업 허가서도 없었다고 합니다. 하노이에서도 디올·구찌 브랜드 등을 베껴 만든 제품 3000여 점이 수거됐지요.

2019년 당시 위조품 단속이 대대적으로 이뤄진 것은 세계 최대 명품 그룹으로 꼽히는 프랑스 기업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그해 5월, 베트남 시장관리국과 LVMH 그룹이 위조 및 불법 복제품 단속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불법 위조품이 근절되진 않았습니다. 단속의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죠. 베트남에서는 위조 상품을 판매해 적발되더라도 상품 가액이 2억동(약 1048만원) 미만일 경우 벌금을 내는 데 그칩니다. 이런 짝퉁 매장에서 판매하는 명품 핸드백은 모조품임에도 우리 돈으로 수십만원에 판매됩니다. 벌금 내고 장사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하노이와 다낭, 호찌민의 짝퉁 매장들은 관광 필수 코스로 버젓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베트남 국영 항공사인 베트남항공이 자사 홈페이지에 사이공스퀘어를 소개하면서 “이곳에서 판매하는 아디다스, 나이키, 리바이스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는 공장에서 초과 제작된(overrun) 정품이거나 다른 나라에서 수출된 상품”이라면서 “(이런 브랜드의 정품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소개할 정도니까요.

◇관세 폭탄 공포에 단속 강도 세졌다

그런데 이번 단속은 강도부터 다릅니다. 일부 매장들이 최근 영업을 시작하긴 했지만 하노이와 호찌민, 다낭의 쇼핑 성지들은 여전히 썰렁합니다. 6월 초 대선과 현충일 등 휴무일이 이어지면서 짝퉁 시장의 큰손인 한국인 관광객이 몰려오는데도, 굳게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전역의 위조품 판매 매장들이 셔터를 내리고 눈치를 보는 건 처음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베트남 당국이 전례 없는 단속을 펼치는 이유, 이 짝퉁 제품들이 관세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초 베트남에 46%의 초고율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 46%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베트남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지요.

최근 미국과 2차 무역 협상을 마친 베트남은 미국으로부터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받았습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라는 것이지요. 중국 제품이 베트남을 통해 우회 수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베트남이 중국산 제품의 ‘국적 갈이’를 돕는 한,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죠.

베트남은 “무역 사기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습니다. 46%로 정해진 상호 관세를 22~28%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이에 중국의 불법 환적을 단속하는 동시에 짝퉁 단속도 강화했습니다. 중국산 짝퉁 제품이 베트남을 통해 유통되는 걸 막겠다는 것이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브랜드를 위조한 짝퉁 제품에 민감합니다. 지난 2017년에도 “중국이 미국 기업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조사하라”며 행정명령을 내렸었지요. 이번 단속을 시늉만 해선 안 되는 이유일 겁니다.

◇짝퉁숍 밖을 여행하세요

어찌 됐건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관광객들은 현재 상황에 안타깝다는 반응입니다. 베트남 여행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한 달 후에도 영업할지 모르는 건가요?” “짝퉁 쇼핑하러 가는 건데 다른 곳은 없나요?” 같은 질문이 쏟아집니다. “쇼핑으로 여행 일정을 잔뜩 짜놨는데, 짝퉁 쇼핑 아니면 뭘 해야 하나요?” 같은 질문도 있습니다. 베트남 짝퉁 매장 손님의 과반수가 한국인 관광객이었으니 이런 반응이 이해도 됩니다.

과거 한국에서도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를 베껴 만든 짝퉁 상품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알음알음 위조품을 사곤 하지요. 하지만 요즘은 한국 브랜드들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우리 디자이너들의 상품이 명품 반열에 오르기도 하지요. 베트남 역시 신진 디자이너들의 기발한 상품이 많습니다.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맛집에서 미식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지요. 가짜 제품 찾으러 다닐 시간에 작은 편집숍이나 미식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짝퉁 매장 밖의 베트남은 더 재밌는 게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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