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위 특혜? CCTV 열람 기준, 본인 영상은 어디까지 볼 수 있나
최근 한 유명 유튜버가 KTX에서 휠체어를 타고 하차하던 중 넘어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면서 CCTV 열람과 입수 경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CCTV에 본인이 촬영됐다면 유명인인지 일반인인지와 관계없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영상의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영상에 다른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경우에는 모자이크 등 비식별 조치가 필요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
본인이 찍힌 CCTV는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 제1항은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CCTV 영상에 본인이 등장한다면 해당 영상 역시 자신의 개인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열람 요구가 가능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24년 1월 발표한 공공기관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에서도 정보주체가 공공기관에 개인영상정보의 열람 또는 존재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따라서 CCTV 열람권은 해당 인물이 유명 유튜버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권리가 아니다.
다만 공공기관은 법률에 따라 열람이 제한되는 경우나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재산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열람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특정 업무의 평가나 판단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도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제한 사유에 포함된다.
유명인이라서 CCTV를 받은 것은 아니다
이번 논란에서는 해당 유튜버가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인사라는 점 때문에 일반인보다 공공기관 CCTV에 쉽게 접근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코레일은 관련 규정에 따라 영상을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4조와 제35조에 따라 고객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 및 전송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 일반인이 자신이 촬영된 CCTV 영상의 열람이나 사본 제공을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사람이 함께 찍혔다면 모자이크가 필요하다
CCTV 영상에 열람을 요구한 사람 외에 다른 인물이 함께 등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열람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가이드라인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영상에 함께 촬영됐다면 해당 기관이 다른 사람을 식별할 수 없도록 모자이크 처리 등을 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이번 KTX CCTV 영상과 관련해서도 코레일은 유튜버 외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 모자이크 처리를 거쳐 영상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비식별 처리를 하는 데 비용이 발생한다면 해당 비용을 열람 요구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아파트 문콕 CCTV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민간 분야의 CCTV 역시 기본적으로 본인이 촬영된 개인영상정보에 대해 열람 또는 존재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는 원칙이 적용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도 공공기관과 민간 분야의 CCTV 열람 기준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문콕이나 접촉 사고처럼 자신이 직접 영상에 등장하지 않는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가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만 촬영된 영상을 제3자가 요구하는 것은 일반적인 본인 영상 열람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관리사무소가 다른 사람이 등장하는 영상을 제공했다가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 영상은 열람을 허용할 의무가 있지만 제3자가 촬영된 영상은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제공해야 하는 것은 구분된다.
범죄 수사나 어린이집·학교는 별도 기준 적용
뺑소니나 절도처럼 범죄와 관련된 CCTV라면 피해자가 직접 다른 사람의 영상을 요구하는 방식과는 절차가 다르다. 민간 분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영장이나 법원 제출명령 등 다른 법률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 CCTV 영상의 열람·제공을 요청하는 경우 등이 제3자 제공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어린이집 CCTV는 별도의 법적 규정이 적용된다. 영유아보육법 제15조의5에 따라 보호자는 자녀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어린이집 CCTV 영상 열람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개인정보보호법과 달리 보호자의 원본 영상 열람이 가능하다.
어린이집 CCTV에는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없도록 모자이크 처리해야 한다는 별도 규정도 없다. 헌법재판소 역시 2017년 어린이집 CCTV 영상에 대한 보호자의 열람과 관련해 아동 학대 근절이라는 공익의 중요성을 고려한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학교 CCTV 역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인영상정보 열람권이 적용된다. 서울시교육청 안내에 따르면 정보주체는 자신이 촬영된 영상뿐 아니라 명백하게 자신의 급박한 생명·신체·재산상 이익을 위해 필요한 개인영상정보에 대해서도 요구할 수 있다.
학부모가 자녀 외 다른 학생이 포함된 영상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다른 학생과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거나 비식별 조치를 거쳐 열람하는 방식이 안내돼 있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영상이라면 학교폭력위원회를 통한 공식적인 확인 절차도 활용할 수 있다.
CCTV 열람은 영상 속 인물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번 논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핵심은 CCTV가 공공기관에 설치됐는지 민간 시설에 설치됐는지만으로 열람 가능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본인이 촬영된 영상인지, 다른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지, 별도의 법률이 적용되는 상황인지에 따라 열람과 제공 기준이 달라진다.
특히 아파트 문콕처럼 본인은 영상에 등장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확인하려는 경우와 본인이 직접 촬영된 영상의 열람을 요구하는 경우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반면 어린이집이나 학교처럼 별도의 법률과 절차가 적용되는 영역에서는 일반적인 CCTV 열람 기준과 다른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
결국 CCTV 열람을 둘러싼 논란을 판단할 때는 신청자가 유명인인지 여부보다 영상에 누가 촬영됐는지와 열람 목적, 적용되는 법률과 절차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KTX CCTV 사례 역시 본인이 등장한 영상에 대한 열람권과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 보호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관련 기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